<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프루스트는 마들렌을 먹다가 불현듯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코끝을 간질이는 마들렌의 향기가 갑자기 프루스트를 회춘시켰다.
“갑자기 모든 기억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맛은 일요일 아침마다 레오니 고모가 차에 살짝 담가 내게 건네주던 바로 그 마들렌의 맛이었다.”
마들렌은 프루스트에게 아름다운 추억의 다른 이름이었다. 마들렌은 프루스트에게 잃어버린 기억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자신감도 되찾아줬다. 프루스트는 코르크로 방음한 골방에 틀어박혀 몇 년간 미친 듯이 글을 썼다. 그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홍차에 살짝 담갔다 꺼낸 마들렌의 기억 복원력은 어찌나 대단했는지 이 책은 7권이나 된다. 거기서 ‘프루스트 현상’이란 말까지 생겼다. 향기가 기억을 이끌어내는 걸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른다.
카페를 오픈하고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날,
키가 크고 마른 대학생이 방문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는 조용히 책을 읽는가 싶더니 뭔가를 끄적인다.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서 유심히 쳐다보게되었다. 나가면서 슬며시 건넨 넵킨과 친구의 웃음이 기억에 남는다.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커피의 깊은 향 속에 담겨진 배려와 따뜻함이 사람들의 마음에 끌림을 선물해주기를.
비오는 수요일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내려 자리에 앉았다. 아메리카노를 한 입 머금으며 코끝으로 전해져오는 향기에 그 친구의 기억이 떠올랐다.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던 넵킨을 찾아 다시금 기억을 환기시켜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넵킨을 건네준 대학생 친구의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다.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카페허밍 꿈꾸는연어점의 커피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행복한 기억을 환기시켜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