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커피 수입량을 살펴보면 약 9만톤을 돌파하면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재택근무의 빈도수가 높아지고 집콕생활로 인해 카페 배달 문화가 활성화, 카페 공간의 오피스화 등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항상 시간에 쫒기며 커피를 사 먹었다면 이제는 집에서 맘에 드는 원두를 골라 직접 내려먹으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반강제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위해 '믹스커피로 만드는 달고나커피' 등 실험적인 커피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보내기 위해 각자 커피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화 된 것입니다.
오늘은 집에서 내려먹는 드립커피를 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집에서 내려먹는 드립커피. 이왕 먹는거 좀 더 맛있게 먹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드립커피를 내릴 때 3가지만 신경쓴다면 좀 더 맛있게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1. 원두는 거칠게 갈아야 한다.
출처: 픽사베이
커피 생두를 볶은 후, 현미경으로 500배 확대해보면 무수한 벌집 모양을 뜻하는 허니컴 구조가 보입니다. 허니컴 구조 안에는 700가지 정도의 커피 향미 성분이 존재하는데, 원두를 너무 곱게 분쇄하면 이 구조가 깨져버려 단맛, 과일맛 등 좋은 향미 성분들이 사라져버립니다. 허니컴 구조를 조금이라도 덜 파괴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원두를 거칠게 갈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물줄기가 숭덩숭덩 흘러내리면 안되니 적당한 굵기의 분쇄도는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허니컴 구조와 추출수율 이해하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커피의 다공질 구조.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원두)를 추출방법에 따라 분쇄하면 커피는 동그란 원형에서 잘게 분해가 됩니다. 그 분쇄된 커피를 현미경으로 보면 그 안의 다공질의 구멍들이 뚫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벌집모양과 흡사한 스펀지형 구조라고 하여 허니컴 구조라 합니다. 그 분쇄된 커피의 허니컴 구조 안에는 여러 개의 구멍들이 0.01mm정도의 작은 구멍들이 많이 나 있습니다. 우리가 커피를 추출하는 것은 분쇄된 원두의 허니컴 구조 안으로 물을 밀어 넣는 것이다(삼투압 작용으로 물을 침투시키는 것). 그 구멍의 벽에는 커피의 좋은 맛(단맛, 신맛, 쓴맛, 이산화탄소, 카페인, 트리고넨산, 클로르겐산, 당성분 등), 커피 특유의 맛을 가진 성분들이 뭉쳐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허니컴 구조의 구멍 안이 미끌미끌한 것이 아니라 구멍난이 돌기처럼 돌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출을 마치게 되면 그 허니컴 구조안의 돌기부분이 없어지고 미끌미끌한 구멍만 남습니다. 그 돌기처럼 돌출되어 있는 부분에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좋은 성분의 18-22%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18-22%란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커피의 추출수율(가장 좋은 맛의 커피)입니다.
추출수율이란, 원두의 전체성분 중 물에 녹는 성분의 비를 말합니다. 원두의 분쇄도를 균일하게 할 수 있고, 그 균일하게 분쇄된 원두에 정확한 양과 세기의 물을 밀어 넣을 수만 있다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로스팅한 원두 분쇄입자의 크기가 다르다면 구멍의 개수 역시도 달라집니다. 입자의 크기들이 다르다면 구멍에 따라 물의 흐름에 편차가 생겨서 많은 양의 물이 흐른 구멍에서는 이상한 맛, 불쾌한 맛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출 전 분쇄기의 성능에 대해서도 체크합니다.
2. 일정한 물줄기로 내려야 한다.
출처: 픽사베이
조금 기술적인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커피를 내릴 때, 물줄기가 달라지면 커피의 맛이 달라집니다. 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일정해야 원두의 잡맛이 많이 내려가지않으며 좋은 성분들이 추출되어 맛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줄기를 일정하게 내보낼 수 있도록 커피 필터를 잘 접어야하며, 손목이 아닌 몸통을 움직여 물줄기를 평평하게 내릴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3. 추출시간은 3분이내를 맞추도록 한다.
출처: 픽사베이
모든 원두에는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 있는데, 좋은 성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좋지않은 성분은 최소화시키고 좋은 성분만을 최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분쇄도와 물줄기, 추출시간을 중요하게 체크해야하는데 바로 3분을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추출시간이 길어질 수록 잡맛(불쾌한 맛)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은 향미 성분은 3분이내에 다 나오기 때문에 가능하면 3분이내 추출을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어떠신가요? 조금만 신경쓴다면 신선한 원두를 구매해 집에서 맛있는 드립커피를 내릴 수 있겠죠?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위해 분쇄된 원두의 허니컴 구조 벽에 돌출된 부분만 추출되도록 할 수 있다면 그 커피는 가장 맛있는 커피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라 추출을 하면 이론과는 다르게 다른 맛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허니컴 구조와 추출수율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위에 언급한 3가지(분쇄도, 일정한 물줄기, 추출시간)를 신경쓰면서 내려먹는 드립커피는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전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