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2019년 가양나비 송년모임에서 책선물로 받은 책이면서 2020년에 들어서면서 첫 완독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도우작가의 장편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메말라있던 나의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준 로맨스 소설이었습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내 사랑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내 정원으로 들어왔네.

허락하지 않아도

   

출판사 책소개

2004년 발표된 이래 수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와 입소문으로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롱 스테디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13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의 감상이 다른, 언제까지나 내 책장에 있을 책", "나의 연인과 같은 책" 등 독자들의 진심 어린 찬사를 받으며 수많은 명대사 명장면을 탄생시킨 이 이야기는, 연애소설의 공식과 한계를 뛰어넘어 평생 함께할 친구 같은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30대 초중반, 어느덧 익숙해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랑에 대한 설렘을 마음 한 자락 조용히 접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느리게 그려낸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적당히 외로워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있다. 성숙한 어른이라는 겉보기와 달리 약점도 단점도 여전히 많은 그들에게 사랑은 흔해빠진 감정이고 때로는 부질없어서 환멸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사랑해보기로 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으로 담아내어, 삶 속에서 어떤 것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로해주고 있다. 독자들에 의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중 가장 유명한 문장이 되어버린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 작품은,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다양한 세대의 독자들에게 공감과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잔잔한 강물처럼 편안하고 조용히 살고 싶은 소심한 여자 공진솔과, 장난꾸러기 소년 같지만 사랑 앞에선 불 같은 남자 이건의 연애. 그들이 만나고, 사랑하고, 다투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나의 마음도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몇번을 탔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저릿저릿하기도 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소설은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사랑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건의 친구 애리와 선우의 관계는 특별했어요. 대학 CC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10년을 넘게, 만나고 있는 둘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다 아려오더라구요. 바람처럼 늘 여기 저기 떠도는 남자 선우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게 전부인 애리의 지고지순함 때문이지 아니었을까 합니다.


애리가 너무 안타깝기도 하다가, 선우 역시 방법은 다르지만, 그녀를 무한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린 것이지요. 한편,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인 관계처럼 애리를 짝사랑 해왔던 건이도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 짝사랑이여~


무려 10년. 자신의 젊은 날을 오롯이 내준 여자를 잊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진솔은 건이 그런 남자인 것을 알면서도, 서운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순간순간 진솔에게 감정이입해 화가났다가 마음이 아프다가.. 소설을 보면서 아주 연애를 한거 같은 느낌은 저만느끼는 건가요?ㅋㅋㅋ 하지만 결국 진솔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건은 그녀에게로 갑니다. 이때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요.


마음을 녹이는 문장들이 메말라있던 감성을 다독이며, 연애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있는 소설이지만, 이런 것들을 다 끌어안고서라도 사랑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였습니다. 왜 이리도 오랜시간 사랑받는지 알것 같다.


내 마음을 두드린 책속의 한줄_

p.236 "요즘 항상 같이 지냈죠. 낮엔 일터에서 만나고, 퇴근하면 둘이 시간 보내고. 당신 원고 쓸 시간까지 뺏는 줄 알면서. 오늘 아침도 오피스텔을 나올 때부터... 진솔 씨 하고 싶었던 거, 하나는 같이 해주고 싶다 생각했어요. 그 다이어리에 적혀 있던 것 중에서, 젠장." 그는 조금 쓸쓸하게 웃었다. 그녀를 돌아보지 않은 채.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게 사랑이 아니면 또 뭐란 말이야."


 p.252 "스물 두 살 때였어요. 캠퍼스 잔디밭에서 해바라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선우가 날 보더니 다가와서 우뚝 멈춰서는 거예요. 이렇게 말하데요. 너... 다음 생에서도 나하고 만나자. 얼마나 멋있던지 마음 다 뺏겨버렸죠, 뭐."


p.398 그의 속삭이는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머리와 이마에 닿아 스쳐갔다.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진솔은 차라리 젖은 눈을 감아버렸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국내도서
저자 : 이도우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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