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낯가림도 심하고 감정표현도 서툴기만한 내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것도 벌써 5년차. 생계형이 아니었으면 조금은 덜 힘들까 생각하는 반면, 생각보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놀라기도 하며 천직인가 싶기도 하고,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마 평생의 숙제이지 않을까? 


자기 자신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때때로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들이 불쑥 튀어나올때는 나조차도 당황스러울때가 많으니 말이다.


작년 하반기 연극 <그남자그여자>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눌러왔던 내 감정의 눈물샘이 터져버린것일까? 아니면 어른들 말처럼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이 맞는것일까? 요즘의 내가 그렇다. 


뉴스를 보다가도 어떤 기사로 인해 눈시울이 붉어져 런닝머신 위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나 혼자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는가 하면 드라마를 보다가도 눈물이 주룩주룩, 희곡 대본을 보다가도 주룩주룩, 책을 보다가도 주룩주룩....

어쩌면 건강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지난날의 나는 감정표현을 억지스레 눌러가며 가면 속에 나를 가둬두었었다. 좋다는 표현도 싫다는 표현도 명확하지 않게, 타인에게 나의 약한모습을 들키기 싫어 부던히도 애썼다. 울고싶을땐 기도하면서 울고 혼자 이불 속에 숨어서 울고..... 


그래서 일까? 배우로써도 나는 감정표현에 자유롭지 못하다. 틀을 깨고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나 스스로가 오랜시간 감정을 틀에 가둬놓고 잘못된 표현방법으로 표출을 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나서인지 그것들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괜찮다. 포기하지 않을꺼니까... 지금은 부족함 투성이지만, 길게보고 멀리보고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요즘들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매일 마실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카페도 하고 연극도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않다라고 느끼는 이유는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호흡 쉬고, 잠시 쉬어가며 긴 호흡으로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약간의 쉼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고싶다. 나에게.


출처: Pixabay.com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_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_



우리는 매일 여행을 하고 있다. 다만 내가 의식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 일상을 여행처럼 생각한다면 매순간 새롭고 즐거움으로 가득찰 텐데, 미처 그것을 깨닫지 못함에 늘 반복되는 일상이라 받아들이고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다반사 일 것이다.


매일 보는 일상이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좀 더 즐겁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정체되어있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내기 위해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일도 나의 삶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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