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2018년 10월 13일, 가양나비 115주차 지정도서였습니다. 

하지만, 20년지기 친구들과 함께하는 첫 여행과 일정이 겹쳐서 끝까지 나눔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여행준비로 설레이는 마음에 독서모임 전에 책을 펼쳐 들었지만, 끝까지 읽기 못하고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이였습니다. 


한참을 지나, 숙제처럼 읽고있던 자기개발서를 내려놓고 다시 이 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내게 어떠한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상처로 인해 마음 속에 생긴 트라우마를 덮어놓고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적 관점으로 인문학의 내용을 들여다 봄으로써 치유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다양하게 담고 있습니다. 작년하반기부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련의 일들을 겪음으로써 늘 답답함과 상처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생채기가 아물지 않았었는데, 책을 통해서 많은 부분 이해하고 공감하게되었습니다.



p.12 트라우마는 내 안에서 자라나 새 살을 찌르는 가시 같은 존재다. 

트라우마의 씨앗은 외부적 사건에서 올  때가 많지만, 

그 씨앗에 물을 주고 햇빛을 주어 더 거대한 트라우마의 나무로 키워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 생채기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 씨앗은 나의 힘이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것에 의해 뿌려졌을지 모르나, 그것을 키우고 그 속에서 맴돌면서 더 큰 트라우마로 키우는 것은 나 자신일 때가 많습니다. 정여울 작가는 자신의 어린시절 트라우마의 뿌리를 가족과 연관지어 설명합니다. 그녀는 트라우마에 대한 각종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사람들이 평생 고통받는 상처의 기원 대부분이 가장 가까운사람, 즉 부모에 대한 상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작가의 트라우마 역시 어머니의 인생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문학작품을 읽을때도 심리학의 눈으로 바라보며 문학작품과 자신의 트라우마가 만나는 지점, 문학작품과 타인의 상처가 만나는 지점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것이지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트라우마의 유전자 사슬을 끊어낼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학 작품의 주인공들을 소개하고 여러 인물의 삶을 통해 우리 속에 숨어있는 과거 속의 나, 영원히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의 상처에 귀 기울이고 그 아이를 '입양'함으로 상처를 스스롤 돌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책을 다 읽고 책장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분 나 스스로에 대해서 객관화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관계에 있어 상처가 아물지 않았지만, 책을 통해 위로함을 받고 나 자신에게 대해 깊이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아직 내 마음 속 트라우마를 직면할 용기가 조금은 더 필요하지만, 관계 속에서의 사람들과 상황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속의 한줄_

P.58 때로는 소중한 사람의 감정을 존중해 주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때로는 나 자신을 제3의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그 미묘한 거리 조절의 미학이야말로 심리학과 문학의 이중주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마음의 하모니다.

 

P.178 '남들에게 보이는 시간'보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고. 강의하고 글 쓰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나를 표현하는 시간도 좋지만,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한없이 공상에 빠져 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아직은 나보다 내 무의식이 더 똑똑한 것 같다. 다행히 나는 내 무의식의 조언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나'를 생각하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야말로 내개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마음챙김의 시간이다.

 

P.254 앱스타인은 이렇게 조언한다. 즐거운 것에 집착하지 마록 즐겁지 않은 것도 거부하지 말라. 단순히 있는 그대로 거기 머물러서 '마음의 바람'을 느껴 보자. 티베트불교 전통에서는 이 순수한 주의집중을 '스파이 의식'이라 부른다. '스파이 의식'이라는 명칭이 무척 흥미롭다. 내 마음이면서도 내 마음이 아닌 제3의 눈, 그것이 스파이의 시선이니까. 이 스파이 의식이야말로 마음챙김의 핵심 기술이다. 당신의 부끄러운 트라우마에 얽힌 깊은 마음의 비밀을 인식할 때, 내면의 성장은 시작된다. 트라우마는 일상의 방해물이지만 내적 성장의 빛과 소금이다. 나를 파괴하는 트라우마가 동시에 나를 새롭게 창조해 낸다.


P.256 상처를 완전히 낫게 할 수는없지만, 상처와 함께, 상처를 안고, 상처를 보듬고, 때로는 상처로부터 배우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상처는 엄청난 예외상태가 아니라 존재의 필수적 성립 조건이다.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국내도서
저자 : 정여울
출판 : 민음사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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