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설레는 순간이 언제에요? 라고 묻는다면 그 즉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 봅니다. 이 책은 독서모임 선배님이 제주도 바다를 바라보며 유유자적 읽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찾아보게된 에세이집이였고, 지정도서 추천목록에 올려두어 읽게 된 책입니다.


천생 라디오 방송작가와 글쓰는 일을 천직이라 여기는 글쟁이 자매가 함께 써내려간 감성 버킷리스트


심장은 뛰어야 하는 거잖아요. 화석처럼 굳어가면 안 되니까요. 인생을 향유하며 사는 삶을 저는 갈망합니다. 소유보다 존재에 더 의미를 두는 삶. 무형의 자산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여기에 쓴 항목들은 소유와 무소유가 합체하여 내 심장을 쫄깃하게 그리고 설레도록 하는 것들이랍니다.


건조해진 감성에 물을 팍팍 뿌려주는 것이죠. 신나게, 흥나게 말이에요. 이러며 난 더 설레는 '감성 재벌', '추억 부자'가 되지 않을까요. 그것이 바로 '매생이('매'력과 '생'기와 '이'해력을 잃지 않는)'가 되는 길이겠지요.


카페 근무중에 틈틈히 읽었는데, 읽으면서 설렘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설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설레는 일들을 만들고 또 찾아서 해야되는 것을 말이죠. 라디오 방송작가와 천생 글쟁이라 그런지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감성을 자극하는 문장들로 읽는 내내 기분좋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사계절을 마음껏 만끽하기_벚꽃 새해에서 눈꽃 새해까지 라는 정연작가님의 글을 시작으로 


보라고 봄이라면, 열라고 여름이요, 가라고 가을이고, 곁에 있으라고 겨울이다.


가양동 54-1번지 골목길에서의 사계절이 지났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는 이 계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이켜 보니, 계절마다 설레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더군요. 의식하지 못하고 흘려보냈지만 말입니다. 늘 같은 일상의 반복이라도 그 일상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삶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책 속의 내용들이 다 의미있어, 옆에 두고 조금씩 생각날 때마다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이 곳에 다 담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책 속의 내용들 중에서 가장 제 마음을 울렸던 것은 고독과 친해지기였습니다.


나는 아직도 자꾸 내 고독을 타인에게로 떠넘기려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욕망은 타인에게서 내 외로움을 보상받으려는 것이 아닐까.

나는 더 고독과 친해지고 싶다. 혼자의 시간 속에서 고독에게 배우고 싶다. 눈물 흘리는 법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고독 앞에서 내가 보내버린 사람들이 떠오른다. 고독 앞에서는 내가 방치해버린 감정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고독 앞에서는 겸손해지고, 고독 앞에서는 미운 것이 없다. 고독앞에서는 다 고맙다. 그러므로 고독하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당신이 그림다는 뜻이고,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고독과 친해진다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것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늘 곁에는 언니나 동생들이 있었거든요. 성인이 되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의미있을지 고민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독과 친해지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많았었고, 작가의 글처럼 타인에게서 내 외로움을 보상받으려는 상황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고독과 친해지려고 노력해봐야겠습니다. 홀로 고독을 즐길 수 있을때야말로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책을 통해 꼭 해보고 싶은 감성버킷리스트의 목록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배우는 상분이의 2020년 감성버킷리스트 

1. 춤 배우기_슬픔이 내 삶속으로 들어올 때면

2. 입에 장미꽃 물고 사진 찍기_세잎클로버 물고 풀밭에 누워

3. 하루 한 번 소리내서 크게 웃기_슬픔이 넘칠 때는 차라리 웃어버리자

4. 철지난 바닷가 거닐기_바다가 말해주는 것들

5. 성산일출봉에 누워 하늘 쳐다보기_하늘에 대고 외치다.


가끔, 아니 종종 하늘을 보자.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

삶의 멀미를 달래기 위해서.


6. 나만의 은밀한 도서관 만들기_나 홀로 카페의 주인장

7. 섹시한 뇌섹녀 되기_그녀의 뇌 구조는 어떤 그림일까


'뇌섹 남녀'의 조건은 첫째는 당당하고, 둘째는 창의적이고, 셋째는 탐구심이다. 당당한 사람은 상대의 애정을 인증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지만 사람은 연인이 필요한 것이지 수사관을 옆에 늘 두고 싶진 않을 테니까.


혼자서도 잘놀기!

자신이 스스로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당당한 사람이다.


작가처럼 죽을 때까지 '매생이(매력과 생기와 이해력을 잃지 않는)'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거울을 보면 '매생이'라고 주문을 외워봐야겠습니다.



설렘의 습관
국내도서
저자 : 송정연,송정림
출판 : 박하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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