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쿠세 = 쪼 : 고치기 힘든 나쁜 버릇, 습관

일반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예능을 다루는 방송매체를 통해 한 두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쿠세’ ‘쪼'는 우리말 속에 뿌리내어진 일본어로 '고치기 힘든 나쁜 버릇, 습관'을 표현할 때 사용 되어지는 단어입니다.


쿠세는 음악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지만, 연기에선 ‘쪼’라고도 합니다. 드라마 쪼가 존재하고, 연극 쪼가 존재합니다. 쿠세는 연출을 하는 영화감독에게도 나타납니다. 예를들면, 액션전문 영화감독은 코미디를 연출할 때도 샷을 쪼개야만 직성이 풀리기도 합니다. 


ⓒ Stefan Keller, Pixabay.com


쪼의 종류는 다양하며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머리보다는 몸으로 존재하는 무의식적인 반응체계이기 때문입니다. 몸에 배어 있는, 즉 특정 사회로부터 교육되어 설계된, 사회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이고 육체적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본능이고 충동이며 살아온 환경에 의해 몸에 새겨진 형태입니다. 따라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익숙함과 타성에 젖기 때문에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몸은 어김없이 그 형태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배우 화술의 본질적인 목표는 살아있는, 그리고 처음 한 듯한 대사를 하는 겁니다. 

이는 결국 '자연스러움'의 문제이고, '진실(truth)'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쪼가 있는 배우들은 역할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 도 있지만, 때때로 이 쪼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합니다. 


쪼를 고치려면 이렇게 해보자

일단은 내뱉고자 하는 대사를 감정을 배제한 채 말합니다.

그리고, 그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의미를 천천히 머리와 몸과 마음에 새깁니다.

그런다음, 자기에게서 출발한 강조점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봅니다.

그런다음, 상대와 대사를 주고받게 될 경우 상대방이 던지는 대사 리듬을 잘 듣습니다.

그런다음, 다시 감정을 배제한 채 대사자체를 천천히 말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언어 자체의 리듬과 '나'로부터 출발한 리듬이 하나가 되어 보다 '살아있는 말'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여기서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감각(오감)으로 인식하고 느끼는 겁니다. 그런 후에 '자연스러움'에 대한 문제에 접근해야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패턴으로 무대에서 대사를 말한다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이는 '전달'의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신의 언어 습관을 살펴 잘못된 점을 파악하고 고쳐야합니다.


또한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자기 말로 하려면, 이는 상상력과 감각훈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대본의 극적상황이 '자기 현실'로 여겨져야, '자기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는 어느 한 부분만을 떼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말과 움직임, 몸과 내면이 총체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연극에서의 '쪼'는 외형적인 말투, 말소리의 단조로운 반복된 리듬패턴을 의미합니다.


내면의 의지, 충동, 욕구, 감정이 자신의 소리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면 고칠 수 있습니다. '말' 자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 말고 그 말을 하는 순간의 '의도'와 '상태'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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