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당뇨인에게는 필수이기도 한 자가혈당계.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맥혈로만 측정할 수 있었던 혈당을 장소 불문하고 체크할 수 있게 나온 기계가 자가혈당계(간이혈당계)입니다. 자가혈당계는 20세기 중반에 개발되어 당뇨병의 증가와 함께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기계라도 원리와 특징을 모르고 쓰다가 측정값이 잘못 나오면 괜한 걱정과 함께 불필요한 병원 방문 및 검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인의 경우 혈당을 잘못 측정하면 약물을 잘못 증량하거나 감량하여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가 혈당 측정과 기록은 당뇨병 예방과 치료의 가장 기본이므로 혈당계를 제대로 쓰는 법은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지식입니다. 오늘은 자가혈당계를 사용할 때 주의점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자가혈당계와 정맥혈로 재는 정식 혈당 측정값의 차이

출처: Pixabaycom

병원에서 정식으로 정맥에서 피를 뽑아 재는 혈당과 자가혈당계는 측정값이 다르게 나옵니다. 정맥으로 재는 혈당은 혈액의 고체 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제거한 '혈장'의 포도당을 측정합니다. 그러나 자가혈당계는 적혈구와 혈장에 있는 포도당을 함께 측정하므로 수치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맥혈로 혈당을 측정하면 100 mg/dL이 나오지만, 자가혈당계로는 88 mg/dL가 나옵니다. 측정방법에 따른 정상적인 차이입니다. 공복혈당은 자가혈당계가 정맥혈보다 약 5~15% 정도 낮게 나옵니다. 반대로 식후혈당은 음식을 통해 들어온 포도당이 말초 세포에 흡수되고 남은 양이 정맥을 타고 심장으로 들어옵니다. 자가혈당계는 모세혈관의 포도당을 측정하는데, 이때는 아직 포도당이 세포에 흡수되기 전으로 포도당이 조금 더 많이 측정됩니다. 따라서 식후혈당은 자가혈당계가 약 5~15% 높게 나옵니다. 이것은 측정방법에 따른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이점을 알고 측정하시면 좋습니다.

 

2) 혈당 시험지를 고온에 보관하지 마세요

혈당 시험지(종이 스틱)는 온도에 예민합니다. 혈당 시험지에는 화학물질이 도포되어 있는데, 포도당의 산화 반응 등에 따라 전류가 발생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도포된 물질이 변형됩니다. 실험에 의하면 섭씨 40도 이상에서 오래 보관하면 100 mg/dL 정도의 혈당을 300 mg/dL로 잘못 감지하게 됩니다. 오래 보관할수록 그런 경향이 심해지는데, 개봉하지 않더라도 오래 보관할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니 가능하면 작은 단위로 자주 사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3) 손가락을 쥐어짜지 마세요

가장 흔하지만 가장 중대한 실수입니다. 손가락 끝은 신경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 바늘로 찌르면 다른 곳보다 더 아픕니다. 혈당검사를 자주 하다 보면 본능적으로 바늘을 깊게 찌르지 않고 살짝 찌른 후에 손가락을 마구 쥐어짜 혈액을 밀어내곤 합니다. 그렇게 재면 실제보다 혈당이 더 높게 나옵니다. 실제 혈당은 120 mg/dL 인데 쥐어짜면 200 mg/dL 까지 올라갑니다. 자가혈당계는 혈장과 적혈구의 포도당만 측정해야 하는데 쥐어짜면 세포 간질액의 포도당도 측정되기 때문입니다. 바늘을 깊게 한번에 찔러 피를 충분히 내주어야 제대로 혈당이 측정됩니다. 너무 아프다면 자주 측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혈당을 재기 전에 손가락을 꽉 누른 채 바늘로 찌르면 혈당이 낮게 나옵니다. 바늘고 찌르기 전에 꽉 잡고 있으면 피가 순환이 안 되어 혈당이 낮게 나오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4) 혈당 체크시 바늘로 찌르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으세요

출처: Pixabay.com

과일 등의 음식이나 음식 포장 비닐을 만지고 혈당을 재면 혈당이 아주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 혈당은 100 mg/dL 인데 바나나 껍데기를 살짝 만진 손을 찔러 재면 300 mg/dL 까지 나옵니다. 그렇기에 바늘로 찌를 손은 꼭 비누나 알콜로 닦고 말린 뒤에 찌르면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5) 너무 추운 데서 재면 낮게 나옵니다

출처: Pixabay.com

추우면 팔다리로 가는 혈관이 수축합니다. 중심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가 사지로 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겁니다. 이렇게 추운 날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손가락 끝을 찔러 혈당을 재면 실제보다 낮게 나옵니다. 손가락을 꽉 누른 후 혈당을 재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이런 날은 충분히 몸을 녹이고 손을 주물러서 온기가 돈 후에 혈당을 측정해야 정확한 결과가 나옵니다.

 

6) 탈수가 되면 혈당이 높게 나옵니다

설사나 구토 후, 또는 심한 운동을 해서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됩니다. 탈수가 되면 혈당이 더 높게 나옵니다. 혈당을 측정할 긴박한 이유가 없다면 몸이 정상을 회복한 후에 재는 것이 쓸데없는 걱정을 피하는 길입니다.

 

 

∨ 올바른 혈당 측정 방법

 

· 중성세제나 알코올로 손을 깨끗이 씻는다.

· 허벅지나 팔 등에서 하지 말고 손가락 끝에서 찌른다.

· 바늘을 충분히 깊게 찔러 피가 제대로 나오게 한다.

· 구토나 설사 등의 탈수가 있을 때는 감안해서 한다.

· 너무 춥거나 더운 곳에서 측정하지 않는다.

· 잘못 보관하거나 기간이 지난 스틱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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