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작년 초 당뇨 진단을 받고 열심히 관리를 하던 중 하반기가 되자 몸과 마음이 지쳐 당뇨관리에도 소홀해지면서 먹던 약이 떨어졌는데도 가지 않고 마음대로 생활을 했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당뇨관리는 긴 장거리 레이스와도 같습니다. 단거리처럼 단순하게 바짝 관리해서 단약을 하는 것이 아닌 건강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당뇨 진단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췌장의 인슐린 분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고 진단받기 이전부터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결과치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하기 어려운 병이 당뇨입니다. 

 

약이 떨어졌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았던 이유는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병원을 관두었다는 소식과 함께 의사 선생님과 면담 시 약을 좀 늘려보자고 하신 말을 납득하기 어렵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작정 단약을 하고 마음대로 몇 달을 그냥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긴 장거리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페이스 조절인데,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저를 마주하니 너무 화가 났습니다. 또한 내 몸인데 언제까지고 이렇게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당뇨 전문병원인 <대전엔도내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대전엔도내과

대전엔도내과

엔도내과에 진료를 받으러 간 날짜가 4월 7일이었으니, 6개월 정도 검진을 받지 않고 방치했던 것 같습니다. 깊게 반성했습니다.  피검사를 통해 당화혈색소 검사를 해보니 수치가 6.9%로 첫 당뇨 진단을 받고 열심히 관리를 해서 7.4%→6.3% 까지 떨어졌는데 그 사이에 또 오른 거죠.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게다가 공복혈당이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도  평균대비 높은 편이라 고지혈증 약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약을 처방받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매일 공복-아침 식후-점심 식후 혈당체크를 하면서 혈당관리에 신경을 쓰고 약도 잘 챙겨 먹었습니다.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만큼 식단 조절도 할 수 있는 선에서 정말 먹고싶은 것이 있을 때는 혈당 신경쓰지않고 먹기도 하면서 체중관리와 운동. 그리고 약으로 인해 소모되는 영양분을 체워주기 위한 비타민도 꼭 챙겨먹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검진과 의사 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방법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병원을 옮기고 당뇨 3개월의 성적표를 받는 날입니다. 그동안 기록해 온 혈당을 볼 때 의사 선생님께서는 많이 좋아졌을 거라 확신하셨습니다. 예약을 미리 해 두었기에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피검사를 하고 의사 선생님께서 잘하고 있지만 다시금 당뇨 교육을 하라고 하셔서 상담을 통해 당뇨 환자가 해야 하는 예방접종과 주의 사항 등을 안내받았습니다. 그리고 당뇨인에게 가장 중요한 근력에 대한 부분을 확인해 보기 위해 운동처방사의 운동능력 평가도 진행되었습니다. 운동능력 평가를 진행하기 앞서 시간이 좀 남아서 피검사 때문에 공복이었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먼저 했습니다. 

 

엔도키친

엔도내과는 자체적으로 엔도키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뇨인이 맘 놓고 먹어도 되는 당뇨식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료 1회권으로 먹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 식권을 제출하면 조리사 분들이 직접 가져다주십니다.

 

1600kcal 당뇨식단

아침으로 제공되는 1,600 칼로리의 당뇨인의 아침식입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좀 많아 보이는 양이었으나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다 비웠습니다. 간이 세지 않고 심심한데 또 맛있기까지 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일매일 누가 이렇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ㅋ  당뇨식이라 그런지 식후 2시간 혈당도 145로 아주 착했습니다. (필자는 평균적으로 식후 혈당이 130-180 이 왔다갔다 하는데 보통은 140-160 정도를 기준으로 나오면 잘 나온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동의학센터

아침식사를 마친 뒤에는 운동의학센터에 가서 운동능력 평가를 했습니다. 들어가니 운동처방사 선생님께서 먼저 인바디를 측정해 주신 뒤에 윗몸일으키기, 풀업 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해보게 한 뒤 이것저것 체크하셨습니다. 저는 균형감이 좀 부족하다고 하시더군요. 평상시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주셨습니다.

 

 

검사결과지

피검사 결과지

검사 결과지가 나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결과지를 보시더니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여러 수치들을 종합적으로 본 결과 췌장이 기능적인 부분을 잘해주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3개월 뒤에 보자고 하시더군요. 내심 한 달에 한 번 오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관리를 한 거 같기도 한데 왠지 3개월 뒤에 오라 하시니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병원 검진으로 카페 오픈이 늦어져 카페에 도착해 오픈 준비를 하고 결과지를 꼼꼼하게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역시 몸은 배신하지 않는군요. 노력한 만큼 당화혈색소도 5.9%로 떨어지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도 131→45로 떨어졌으니 말입니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건 간수치가 조금 높아졌습니다. 고지혈증 약으로 복용하고 있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간수치(AST, ALT)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약학사전의 내용을 본 거 같아 조금 걸립니다. 하지만 결과지에 나온 수치로는 정상범위 내에 있고 3개월 뒤에 피검사를 통해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3개월의 성적표가 좋아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듯하여 기분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좀 좋아졌다해서 방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열심히 관리해서 당화혈색소도 더 낮게 유지하고 긴 호흡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음자세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자신 스스로도 헤이해 지지 않기 위해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꾸준한 관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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