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배우입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이 "어떤 원두를 쓸까?", "어떤 머신을 고를까?", "컵은 예쁜 걸로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중요한 것은 바로 에스프레소 세팅입니다.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단순히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라떼, 아메리카노, 바닐라라떼 등 대부분의 음료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세팅의 일관성과 정교함이 카페 메뉴의 퀄리티를 좌우합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에스프레소 세팅’에 대한 핵심 내용에 대해 포스팅해 보고자 합니다.
컵 사이즈부터 정하세요!
컵 사이즈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커피 머신, 원두, 컵 등 선택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그 중 많은 분들이 원두를 뭘로 할까부터 고민하곤 합니다. 하지만, 컵 사이즈를 먼저 고려하는 게 우선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사용할 컵의 사이즈에 따라 원두의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피스 상권의 테이크아웃 중심 카페라면 16온스 이상의 큰 컵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대용량 컵에 라이트 로스팅 원두를 사용하게 되면 맛이 너무 연해지거나 밸런스가 깨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8~12온스 컵을 사용하는 소형 카페라면 미디엄 또는 라이트 로스팅 원두로도 충분히 풍부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컵 사이즈 = 상권과 컨셉을 반영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컵 사이즈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원두를 선택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바스켓 용량, 알고 계신가요?
바스켓
바스켓은 포터필터 안에 들어가는 커피를 담는 공간입니다. 18g, 20g, 22g 등 다양한 사이즈가 있으며, 이 바스켓의 용량에 따라 추출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또한 이 바스켓도 변경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바스켓 용량과 무관하게 커피를 '꾹꾹' 눌러 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예를 들어, 18g 바스켓에 20g을 담으면, 샤워스크린과 커피 사이의 공간(헤드스페이스)이 너무 좁아져 압력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채널링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렇기에 바스켓 용량에 따라 적절한 커피 양부터 시작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8g 바스켓이면, 18g 도징부터 시작합니다.
커피의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기 때문에 헤드스페이스 확보 여부도 함께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출 비율 & 시간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추출 비율은 1:2입니다. 예를 들면, 도징 18g → 추출량 36g 으로 20초~30초 사이에 추출할 수 있도록 그라인더 설정을 조정하면 됩니다. 물론 이것은 기본값입니다.
- 맛이 연하다 → 추출 시간 늘리기 or 추출량 늘리기 - 맛이 텁텁하다 → 추출량 줄이기 - 맛이 너무 강하다 → 도징 양 줄이기
이러한 세팅을 반복하면서 내 카페의 대표 음료 레시피를 세팅해 나가야 합니다.
아메리카노 맛을 좌우하는 건? 물과의 비율
에스프레소를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물과의 비율입니다. 많은 사장님들이 에스프레소만 고정하고, 물 양을 대충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10g의 물 차이도 아메리카노의 맛에 큰 차이를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이드 라인을 드린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 미디엄 로스팅: 1:5~1:7 - 미디엄 다크: 1:7~1:8 (에스프레소 : 물)
작은 컵일수록 물이 적게 들어가 농도가 진해지고, 큰 컵일수록 물이 많아져 연해지니, 컵 사이즈에 따라 비율을 꼭 체크하세요!
열수 빼기 = 일관성의 시작
열수빼기
열수란? 추출 버튼을 누르기 전에 미리 그룹헤드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입니다. 이 물을 빼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샤워스크린에 남아 있는 커피 찌꺼기를 제거 2) 그룹헤드 내부 온도를 안정화시켜 추출 온도의 일관성 유지
너무 많이 빼면 온도가 낮아질 수 있으니 적당히 빼주시는게 중요합니다. 권장은 약 3초 정도.
포터필터의 물기를 꼭 닦고 추출 시작하세요.
에스프레소 추출 전, 포터필터 안의 물기를 꼭 제거해야 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도징 된 커피에 미세하게 영향을 주어 추출 시간에 오차가 발생하고, 결국 맛의 일관성이 깨지게 됩니다.
극세사 수건으로 매번 닦아주는 습관은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주의! 이 행동은 절대 하지마세요!!!
보통 커피 추출의 순서를 살펴보면 그라인더 원두 → 태핑 → 탬핑 → 바스켓 주변 원두정리(손으로 털어내기) → 머신 물 흘리기 → 채결 → 추출입니다. 그런데 많은 바리스타 분들이 커피를 담고 탬핑을 마친 후, 포터필터를 탬퍼로 두 번 ‘툭툭’ 치는 태핑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절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말 많이들 하시는데, 잘못된 습관입니다.
왜냐하면 탬핑으로 정성껏 만든 커피층이 무너지면서 퍽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추출 시 채널링이 발생하고, 맛은 들쭉날쭉해집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가장 타이트하게 통제하는 것, 이것이 프로의 자세입니다.
에스프레소 세팅은 단순히 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컵 사이즈, 원두 선택, 바스켓 용량, 도징, 추출 시간, 물 비율, 열수 관리, 도구의 습관적 관리까지 세심하게 통제해야만 맛의 일관성과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인 카페를 준비하신다면 이런 부분들을 꼭 고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