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율마를 좋아해요. 율마는 초록빛 이외에는 다른 색감이나 특별한 개성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그 한결같은 초록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사계절내내 푸르름을 안고 있는 율마를 보고있노라면 마음까지도 싱그러움이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또한 율마를 쓰담쓰담했을때 나오는 피톤치드와 향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런데, 좋아하면 잘 알아야 돼요. 무작정 좋아만 한다고 해서 오래도록 곁에두고 사랑할 수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카페오픈 후 작은 율마들을 화원에서 데려와 곁에 두었지만, 한결같이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렸습니다. 나름대로 물도 잘 주고 애정을 다해 보살폈는데도 데려오는 아이들마다 죽어버리니 참 많이 속상했어요. 그리고는 난 식물을 키우는데는 소질이 없구나라며 율마 키우는건 포기했습니다.
근데 좋아하는 건 어쩔수 없죠. 입버릇처럼 하던 소리를 3호점 대표님이 기억하고 있다가 꿈꾸는연어점 3주년 기념으로 키가 큰 율마를 선물로 주신거에요. 키가 큰 율마를 선물받아 기분이 째질듯이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잘 키워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죠.
하지만, 식물박사가 바로 옆에 있는데 몰랐던 거있죠? 독서모임 선배님 중 한 분이 식물박사셨어요. ㅎ 선배님이 율마는 물과 햇빛만 있으면 정말 잘 자라는 식물이라 하시는 거에요. 하여 지난날 제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보니 통풍도 안되고 해도 잘 안드는 실내에 두었던게 어린 율마들이 버티는 환경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주는 방법도 제 생각과는 다르게 한 번 줄때 물이 줄줄 흘러내리도록 흠뻑 줘야하더라구요.
그래서 선물받은 율마는 정말 잘 키워보고자 매일 바깥 데크에 두고 해가 좋은날에는 물을 흠뻑 주고 해와 바람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했더니만 정말 율마가 쑥쑥 자라는거 있죠! 진짜 생명의 힘은 놀라운것 같아요.
4월에 온 아이가 어느덧 이만큼이나 자라서 위에 자란만큼 가지치기를 해서 아래에 심어두었습니다. 뿌리가 내릴때까지요. 두개였는데, 안타깝게도 하나는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죽어버리고 하나는 남아있습니다. 이 겨울을 잘 버텨주고 뿌리가 내려 새 화분에 옮겨심을 수 있는 봄날을 기대해 봅니다.
요즘엔 날이 추워져서 실내에 두고 키우는데, 오늘은 어제와 다름없이 비가 좀 많이 내려서 내리는 비에 수분섭취 흠뻑하라고 밖에 두었어요. 파키라와 함께요
100년카페를 바라보는 카페허밍 꿈꾸는연어점과 율마는 참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초록의 율마.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습니다. 혹시 율마를 좋아하지만, 키우는데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을까 하여 저의 경험에 비추어 어떻게 관리하면 율마가 잘 자라는지 적어봅니다.
율마가 잘 자라기위해 꼭 필요한 세가지
빛: 아주 강한 해를 좋아하는 율마는 햇빛이 부족하면 색이 덜 예쁘고 잘 자리지 않습니다. 최대한 해가 좋은 곳에서 키우고, 한쪽으로만 해가 집중되지 않도록 위치를 조금씩 바꿔주면 골고루 해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면 율마가 골고루 예쁘게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물: 과습이 아닌 건조를 조심해야 합니다. 잎이 부들거릴 때나 겉흙이 바싹 마를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이틀에 한 번 정도 아주 흠뻑 많이 줍니다. 밑에 물이 줄줄 흘러 내리도록요.
흙: 물빠짐이 너무 빠른 마사보다는 일반 분갈이 흙만 사용하면 좋습니다.
오늘 물기를 한껏 머금은 촉촉한 율마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날라갈 것 같아요. 좋은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