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동남아 여행자들이 기념품으로 들고오는 많은 종류의 커피를 한 번 쯤 선물받아보신 적 있으시죠? 커피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아실만큼 유명한 고양이 똥커피 코피루왁부터 여러 종류의 똥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한 두번쯤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고양이 똥커피를 비롯하여 커피업계에 종사하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접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똥커피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세계 3대 똥커피라 불리워지는 커피의 종류와 특징을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베트남 사향 족제비 똥커피 위즐 커피(Weasel Coffee)

ⓒ Pixabay.com

1857년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배하고 있을 당시 베트남 중부 지역의 숲속에서 위즐커피가 시작되었습니다. 커피열매 수확시기에 숲속에서 살고 있던 족제비가 커피 열매를 먹고 소화되지 않은 씨앗를 배설하였습니다. 그 배설물을 본 농민은 프랑스 귀족에게 커피 열매 대신 배설물의 씨앗을 깨끗이 씻어서 제공해줬습니다. 하지만 그 커피를 마신 귀족은 커피의 맛과 향이 뛰어나서 농민에게 캐묻고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위즐 커피는 고산지대에 사는 족제비의 위 속에 들어있는 효소가 커피의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이 단백질은 커피의 쓴맛을 줄이고 부드러운 맛과 독특한 풍미를 지니게 됩니다. 족제비의 위 속에서 소화되지 않은 채로 배설된 커피콩을 채집하여 24시간 이내에 땅속에 묻어 300여 일간 보관 후 자연발효를 합니다. 그 후 세척, 건조 과정,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서 원두 커피 완제품이 됩니다.


태국의 코끼리 똥커피 블랙 아이보리(Black Ivory Coffee)

ⓒ ajoheyho, Pixabay.com

가뭄으로 황폐화한 지역에서 먹을 것을 찾던 중 커피 열매와 과일을 먹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것이 코끼리 똥 커피의 유래입니다. 태국 코끼리 커피는 골든 트라이앵들(태국, 미얀마, 라오스 경계)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코끼리똥 커피는 사향고양이 배설물을 걸러 만들어내는 고양이똥 커피인 ‘코피루왁’ 과 여러모로 비슷합니다. 커피 콩이 코끼리와 사향고양이 위 속에서 으깨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배출된다는 점이 공통적입니다. 원두 외벽의 커피 기름이 위산에 열매가 분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덕분이죠. 동시에 커피 열매는 동물 특유의 효소로 인해 커피의 쓴 맛을 내는 단백질이 분해되는 발효 과정을 거칩니다. 때문에 코끼리똥 커피와 고양이똥 커피는 쓴 맛이 거의 없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게 특징입니다. 


코끼리똥 커피는 일반 카페에서는 마실 수 없고 태국과 몰디브에 있는 5성급 호텔 17군데에 공급된다고 합니다. 또한 코끼리 똥커피는 코끼리에게 33㎏의 열매를 먹이면 단 1㎏의 원두만 추출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 효율이 낮아 생산량이 1년에 50㎏ 정도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사향 고양이 똥커피 루왁커피(Kopi Luwak)

ⓒ Marjo Groenewegen, Pixabay.com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 식민지정부로 있던 시절 인도네시아에 커피나무를 심고 원주민에게 이를 키우라고 했습니다. 원주민들은 노예처럼 일을 했지만 커피를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커피의 생산은 엄격히 통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농장주변에서 사향고양이가 배설한 배설물에서 커피열매의 씨앗이 그대로 나온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깨끗이 씻어 건조시켜 원두를 얻어서 볶아 커피를 내려 마신게 오늘날 루왁커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향은 캐러멜, 초콜릿, 풀냄새 등의 특성이 있고, 쓴맛이 덜하고 신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깊고 중후한 바디(Body)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원숭이가 과육만 발라먹고 뱉은 커피열매로 만든 인도의 '몽키 커피' , 자쿠라는 새의 배설물에서 골라낸 브라질의 '자쿠버드 커피', 다람쥐가 먹고 배설한 배설물로 만든 베트남의 '콘삭 커피' 도 있습니다. 


세계에는 동물의 똥으로 만든 커피의 가치를 높게 보고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커피들을 대할 때 생각해 봐야할 것들은 루왁커피와 위즐커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야생동물을 잡아 케이지에 가둬 사육하는 바람에 동물학대가 거론되고, 태국의 코끼리 또한 독특한 커피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며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