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든 영화든 뮤지컬인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연출가입니다.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배우와 스태프들과의 작업을 통해 작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구체화하는 사람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감독이나 PD들의 권한이 절대적이지만 뮤지컬에서는 연출가가 스태프들을 이끌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야 하므로 조화로운 리더쉽이 더욱 요구됩니다.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이면서 2010년에는 더 뮤지컬 어워즈 연출상 및 뮤지컬 <영웅>으로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한 국제적인 연출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윤호진 연출가는 지난해 성추문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만, 그의 연출가로써의 실력까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여 연출가 윤호진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연출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출처: 에이콤 홈페이지
2010년 더 뮤지컬 어워즈 연출상 수상,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 수상
에이콤인터네셔날 대표
주요작 <명성황후> <영웅> <겨울나그네> <러브>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영화 연출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학에 와서 우연히 접하게 된 연극 관객공연이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고민과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연극 정신이 무척 좋았다. 그러던 중 새로운 장르인 뮤지컬을 알게 되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3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뉴욕 유학길에 올랐다.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의 반응이다. 뮤지컬은 대중적인 공연 장르이다. 궁극적으로 공연장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되는 작품을 만드느 것이 중요하다. 연출하고자 하는 작품이 동시대의 관객들에게 어울릴 것인가라는 고민부터 시작하여 관객이 뮤지컬을 보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를 늘 고민한다. 그래서 작품의 구조, 구성, 전체 흐름 등을 분 단위로 끊어서 관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주고자 노력한다. 특히 대극장 뮤지컬에는 화려한 볼거리와 스펙터클한 장면 구성이 꼭 필요하다. 안무와 장면전환등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작품을 진행하면서 다른 스태프와 의견을 어떻게 조율하는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태프와의 하모니가 매우 중요하다. 되도록이면 연출자의 권위의식을 갖지 않고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낀느 순간은?
당연히 연출한 작품이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장기 공연을 계속할 때이다. 16년이 넘게 공연하고 있는 <명성황후>가 뉴욕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런던, 캐나다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동양에만 있는 주제와 느낌, 분위기의 작품이라도 작품성이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일을 하며 가장 아쉬운 점은?
뮤지컬의 국내 제작 여건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공연 산업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르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뮤지컬도 정부 차원에서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한다면 앞으로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국내 창작자, 즉 작가 작곡가 연출가 등이 너무 부족하다. 배우의 경우 2000이후 수직적인 측면에서나 기량 측면에서 장족의 발전이 있었던 반면,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과 창작자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많은 후배들이 뮤지컬 창작 분야에 뜻을 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이 분야의 일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출가는 작품의 방향성을 잡고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는 사람이다. 모든 뮤지컬 작품은 결국 '사람과 삶'을 다루는 이야기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인문학 사회학을 많이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연출적인 기술이나 방법론은 금방 익힐 수 있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단기간에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긴 안목과 여유를 가지고 늘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뮤지컬 작품을 많이 관람하라. 다른 연출가가 작품을 어떻게 표현하고 만들었는지 보는 것은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공부이다. 같은 작품을 여러번 보면서 깊이있게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연출가는 많은 스태프와 일하는 사람이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합일점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출처: 뉴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