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인간에게 내재된 선악(善惡)의 문제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에게 착취당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희곡

 

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olt Brecht, 1898년~1956년]

출처: 위키백과사전

독일의 극작가, 시인, 그리고 연출가입니다. 주로 사회주의적인 작품을 연출했으며, 낯설게 하기라는 개념을 연극 연출에 사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표현주의를 거친 신즉물주의적(新卽物主義的) 스타일로, 현실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과 풍자를 극화한 니힐리스트(nihilist: 허무주의자)이다. 후에 사회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작품 해설

1938년부터 1940년 사이에 집필되었으며, 1943년 취리히에서 초연된 희곡이다. 브레히트의 ‘서사적 교훈극(das episches Lehrtheater)’의 전범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전적 드라마 이론의 모든 요소들이 제거되었으며 서곡, 10개의 장면, 에필로그로 구성된 개방 형식의 희곡입니다. 서사극에서 즐겨 사용되는 ‘소외 효과(Verfremdungseffekt)’를 이용합니다.

 

소외효과(Verfremdungseffekt)란?

관객이 무대 위의 사건이나 극중 인물에 무비판적으로 몰입하거나 공감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연극기법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 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종교의 비판과 자본주의의 비판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는 중국 사천을 무대로, 인간을 선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인간 파괴적이고 인격 분열적인 삶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과연 ‘선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이 세상은 변화되어야만 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대표적 등장인물

왕(Wang) : 물장수. 신들을 소개하고 신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세 명의 신들 : 착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준다.
셴테(Sen Te), 슈이타(Shui Ta) : 같은 인물이지만 상반된 두 성품 사이에서 분열상을 보여준다. 셴테는 창녀로 신들의 도움으로 담배 가게를 차리고, 슈이타는 셴테의 사촌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셴테의 다른 모습이다.
양순(Yang Sun) :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자 했으나 좌절하고 셴테를 끊임없이 착취한다.

 

작품의 줄거리

셴테와 세 명의 신들

노숙자 물장수 왕은 도시의 성문 앞에서 신들의 도착을 기다린다. 2천 년 전부터 “지금의 세상으로는 안 된다”는 외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인(善人)을 찾기 위해 온 세 명의 신들을 만난 왕은 긴 여행에 지친 신들의 숙소를 구하려고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한다. 그러던 중 창녀 셴테가 신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방을 숙소로 제공한다. 다음 날 아침 길을 떠나는 신들은 감사의 표시로 셴테에게 은화 천 냥을 건네준다. 셴테는 신들에게 받은 돈으로 담배 가게를 여는데 계속 몰려드는 빈민들 때문에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그녀는 사업 수완이 있는 사촌 슈이타로 변장해서 장사를 계속한다.

어느 날 그녀는 한때 비행기 조종사였지만 지금은 실업자가 된 양순과 사랑에 빠지고 그를 돕기 위해 가게를 판다. 양순은 그녀를 마지막까지 이용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버린다. 셴테는 다시 슈이타로 변장을 하고 부자 이발사의 재산과 빈민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담배 공장을 차린다. 담배 공장은 점점 번창하고 그녀의 배는 점점 불러온다. 사람들은 셴테가 보이지 않자 슈이타가 살해했을 것이라 의심하여 그를 법정에 세운다. 셴테는 모든 사람들을 나가게 한 후 자신과 슈이타는 동일인물이라고 자백한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며 신들에게 호소하지만 신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구름을 타고 사라진다.

 

작품 속 명대사

셴테, 네. 슈이타와 셴테. 둘 답니다. 착하라. 그러면서 살아가라는 당신들의 명령은 번개 불처럼 절 두 동강이 냈죠. 왠지는 모르지만 남에게 착하게 굴면서 저에게도 잘하기란 제게는 힘든 일이었어요.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 쉽지가 않아요. 현명하신 분들! 거지에게 동정의 손길을 뻗치면 팔을 송두리 채 빼가고 길 잃은 사람을 돕다간 제가 길을 잃게 되죠. 이런 일들이 너무 많아요. 못 먹으면 죽는데 나쁜 사람이 되기 싫다고 오래 버틸 자 누구예요? 착한 일을 하다 지쳐 녹초가 돼 누워있으면 파멸이 바로 눈앞에 일이죠. 나쁜 사람이 되기 싫다고 오래 버틸 자 누구예요? 나쁜 일을 저질러야 기름진 고기를 먹고 높으신 어르신네들과 친하게 되더군요. 왜죠? 왜 나쁜 행동들은 상을 받나요? 왜 착한 사람은 벌을 받나요? 전 남에게 줄 때 즐거웠어요. 전 정말 빈민촌의 천사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절 주어다 기른 어머니가 하수도에서 절 키워준 덕택에 전 매서운 눈을 갖게 되었죠. 동정은 옆구리에 가시가 되어 버렸고 따뜻한 말은 제 입속에서 재가 되어 버렸죠. 그리고는 분노에 휩싸여 전 늑대가 되었답니다. 그러니 전 유죄입니다. 빛나는 신들 이시어! 그러니 알아주세요. 이 모든 것은 이웃을 돕고 제 연인을 사랑하고 제 자식을 가난에서 구하기 위해서였답니다. 당신들의 위대하고 신성한 계획에는 전 너무 가난했고 전 너무 초라했어요.
 

 

사천의선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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