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책 소개

개인주의자 선언_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일상 유감

 

有感 유감 (있을 유  느낄 감 )

: 느끼는 바가 있음

憾 유감 (남길 유 遺 섭섭할 감)

: 마음에 차지 아니하며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있는 느낌

 

前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인 문유석이 진단한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은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며 경고한다. 따라서 저자는 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래야만 진영논리만이 확연한 정치, 과잉된 교육열과 경쟁 그리고 공고한 학벌사회, 서열화된 행복의 기준 같은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주의’와 동의어로 오해받는 ‘개인주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문유석은 前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과 음악만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였다. 요령껏 사회생활을 잘해나가는 편이지만 잔을 돌려가며 왁자지껄 먹고 마시는 회식자리를 힘들어하고, 눈치와 겉치레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집단주의적 문화가 한국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판사가 스스로 개인주의자라고 하다니 뻔뻔스럽다고 여길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구에서 발전시킨 민주주의 법질서를 공부하고, 이를 적용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법관에게 개인주의는 전혀 어색한 말이 아니다. 개인주의는 유아적인 이기주의나 사회를 거부하는 고립주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에는 공정한 룰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위해 다른 입장을 가진 타인들과 타협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믿는다. 집단 내 무한경쟁과 서열싸움 속에서 개인의 행복은 존중되지 않는 불행한 사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이민’만은 아닐 것이라고 믿으며, 감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꾼다. 

 

 

본 것 (What I See)

□p.9 아무리 객관적 인척 논리를 펴도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선호, 자기가 살아온 방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게다가 현대 심리학의 연구결과는 인간의 성격조차 타고난 요소, 즉 유전자의 영향이 상당하다고 말해준다. 그 바탕 위에 인간관계, 일, 독서 등을 통해 쌓아 온 직간접 경험들이 결국 '나'라는 고유한 개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p.23 나는 감히 우리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생각한다.

 

□p.25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p.26-p.27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하고,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대한다. 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의식이 균형을 이룬 사회가 바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다.

현대의 합리적 개인은 자신의 비합리성까지도 자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합리적 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개인주의는 각자도생의 이기주의로 전락하여 결국 자신의 이익마저 저해할 뿐이다.

 

개인주의자선언 p.40-p41

□p.41 글이란 묘해서 어떤 목적이 앞서거나 읽는 이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 욕구가 앞서는 듯 보이는 글은 감흥을 주기 어렵다.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p.55 성숙한 가치 상대주의가 내면화될 때까지 의식적으로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한 가치의 미덕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p.136 진심이 담긴 필요한 말이라고 해도 배려심없이 내뱉으면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 데이 셔퍼트의 <세황금문>을 기억하고자 한다. 1. 그것이 참말인가?  2. 그것이 꼭 필요한 말인가?  3.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진심 어린 말이라 할지라도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중요하다는 것.

 

□p.200-p.201 불편하다는 이유로 실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반대로 실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불편한 진실 자체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어 왜곡하지 말고 그 진실을 토대로 '어떻게 사회를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관점에 따라 한쪽 측면만 이야기하고 다른 측면은 애써 외면하는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

그림자를 강조하기 위해 빛을 애써 지울 필요도 없고, 빛을 강조하기 위해 그림자를 외면할 필요도 없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다. 

→ 진실은 불편하다. 때때로 불편한 진실을 그대로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P.268-P.269

 

냉소적으로 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Anyone can be cyncial.

담대하게 낙관주의자가 되라고 Dare to be an optimist.

 

우리 사회는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우리 사회의 이런 문화가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책임자를 결정장애와 도피심리로 몰아넣는 측면이 있음도 직시해야 한다고 본다. 영미식의 실용주의 가치관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전제 아래 해야 할 의무를 다 이해했다면 과감하게 면책한다. 결과가 제 아무리 중대하더라도 말이다. 이것이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지게 하는 사회의 비결인지도 모른다.

 

깨달은 것 (What I Learn)

나조차도 집단주의 문화에 속해 있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진지하게 돌이켜보니 나는 나와 관련된 개인적인 부분이 아닌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냉소적이며 이기주의적인 태도와 공감하지 못함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통해 문유석 작가님의 인간에 대한 통찰에 놀라움과 유머까지...  일전에 <미스 함무라비>라는 드라마를 통해 판사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뭐 드라마이기에 미화되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인간적인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어 따뜻했던 드라마로 기억한다. 그리고 한참 뒤에 그 드라마가 원작이 책이라는 것과 그 원작자가 문유석 작가님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이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어보니 왜 그런 느낌이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책을 덮으며 각자도생의 이기주의를 쫓아가는 것이 아닌 사회와 공존하고 타인들과 연대함으로 사회의식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 개인주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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