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입니다. 푸른 자연이 살아있는 맑고 고요한 산사 그곳에는 우리 민족이 피워낸 소박한 문화와 쌀 한 톨, 한 방울의 물에서 지혜를 찾은 깨달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진정한 행복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템플스테이는 나라와 민족, 문화적 차이와 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하나로 잇는 특별한 감동을 전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이제 200만여 명의 세계인이 함께 하고 OECD가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문화상품'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문화체험 콘텐츠로 우뚝 섰습니다.
한 번쯤은 템플스테이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김천 직지사로 1박 2일 선명상 체험형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언제든 마음만 있으면 다녀올 수 있을 거란 저의 생각과는 달리 예약을 하고 한 달의 시간을 기다려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안내 문자를 확인하고는 2시 50분 전에 직지사 템플스테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장경각으로 이동합니다.
장경각 안에 들어가면 템플스테이를 담당하시는 분이 반갑게 맞이하시면서 큐알코드를 찍어 오픈채팅방 안내를 해주십니다. 이 오픈채팅방은 템플스테이 기간동안 안내사항 전달 및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어집니다. 템플스테이 옷을 받아 들고 숙소로 이동하여 환복하고 다시 이곳으로 모입니다.
절이 커서 예불 참여나 어디를 찾아갈 때 익숙하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안내도를 봐도 잘 못찾아가는 건 비밀입니다. ㅎ
제가 템플스테이 1박 2일 동안 머무른 곳은 수향당 윤슬 방입니다. 이름도 너무나 예쁜 윤슬
방은 온돌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따뜻하게 난방이 되고 있었습니다. 물도 각 한 병씩 주십니다. 환복 후에 다시 장경각으로 모여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합니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하신 분은 30여 명이나 되셨어요. 템플스테이에 대한 안내와 주의사항 등을 듣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템플스테이 첫째날_
첫 번째 일정으로 문화해설사님과 함께 절을 돌아봅니다. 문화해설사님께서 절의 이곳저곳에 대해 설명해 주셔서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되는 시간이었는데, 산이라 그런지 오후인데도 너무 추워서 한시간 동안 덜덜 떨었어요. 흑흑...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야 합니다. 여러분... 감기 걸려요.
드디어 저녁공양 시간! 밥 먹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거 아시죠? 직지사 밥이 맛있다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말씀하셔서 약간의 기대를 했는데, 정말로 밥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1박 2일 동안 저녁, 아침, 점심 이렇게 3식을 했는데, 진짜 속도 편하고 너무 맛있어서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먹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치면 자기가 먹은 식기는 스스로 닦습니다. 물론 음식물도 가능하면 남기지 않습니다. 이것도 수행의 일부.
타종 체험과 저녁 예불은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는데, 저는 참여했습니다. 오후에 너무 추워서 옷을 바리바리 껴입고 나갑니다. 스님의 가이드에 따라 타종 체험을 하고 저녁 예불에 참여했습니다.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이후에는 선명상 체험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선명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 시간 동안 명상을 해 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요가 명상을 하고 있어 그리 낯설지 않게 명상에 참여하며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선명상이 끝난 뒤 자유시간과 9시면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다음날 새벽 예불이 새벽 4시 20분에 시작되기에 9시면 소등과 함께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디지털 기기도 이 기간에는 가능하면 멀리하고 고요하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다만, 한옥이라 방음이 잘 안 되는데, 옆방의 이야기 소리가 너무 잘 들려 조금 힘들었습니다. 무슨 하실 말씀이 그리도 많으신지. 묵언... 묵언.... 묵언...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템플스테이 둘째 날_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새벽예불에 참여한 뒤 아침 공양을 마치고, 다 함께 포행을 합니다. 불교에서 포행은 걷기 또는 산책이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스님과의 차담을 위해 명적암까지 가는 길이 거의 산행과 비슷했지만, 아침 공기를 마시면 가는 산책길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걷다 보니 살짝 땀이 나면서 열기가 올라옵니다. 명적암에 도착해 스님과의 차담시간이 있었습니다. 따뜻한 오미자차를 내어주셨습니다. 스님께 궁금한 것도 여쭤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스님과의 차담이 끝난 후 잠시 명적암을 돌아보고 아침공기도 흠뻑 마셔봅니다. 아직 지지 않은 단풍을 보니 신이 나서 절로 춤이 추어집니다.
이것으로 템플스테이의 1박 2일의 여정은 마칩니다.
점심 공양까지 하고 직지사를 천천히 다시 돌아보고는 산중다실에서 차도 마시면서 늦가을의 정취에 마음껏 취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