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공연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뮤지컬 넘버'가 아닐까 싶습니다. 간혹 '노래를 가지고 왜 넘버라고 부르는 거지?' 라고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뮤지컬 넘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뮤지컬 넘버가 뭔가요?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음악들을 넘버라고 부르는데요. 그 중에서 가사가 있는것도 넘버이고 가사가 없는 서곡, 연주곡 등도 넘버라고 부릅니다.  뮤지컬이 처음 만들어진 18세기부터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근원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없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펴보면 그 비밀이 풀립니다.


뮤지컬은 다양한 장치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무대장치는 공간의 변화를, 인물이 입고있는 의상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식이죠. 넘버는 인물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배우의 표정이나 제스처, 안무 등도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넘버와 대사입니다.


뮤지컬의 음악을 '넘버'라고 부르기 시작한 관행이 이러한 특성에서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일반적인데요. 넘버가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다보니, 제작 단계에서는 서사의 설득력을 위해 노래의 순서를 바꾸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연출의 의도에 따라 넘버가 생략 혹은 추가되기도 하죠. 가사와 제목도 자주 교체됩니다. 내용과 차례가 자주 바뀌어 공연을 만드는 사람에게 혼란을 주니, 노래에 번호를 붙여 효율성을 높인데서 시작된 것이 넘버라는 이름인 것입니다. 


논-레플리카 방식(Non-replica)과 레플리카 방식(Replica)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원작을 사와서 공연하는 라이센스 뮤지컬 작품은 두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논-레플리카 방식(Non-replica)

공연되는 프로덕션이나 나라에 따라서 넘버 구성, 캐릭터 설정, 의상 등을 자유롭게 어느정도 변경 가능하다는 겁니다. 공연되는 나라의 생활양식이나 특성 등에 맞추어 작품을 잘 전달하기 위해 변경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있습니다. 음악의 변화가 잦았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각 프로덕션의 넘버리스트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레플리카 방식(Replica)

논-레플리카 방식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안무, 넘버 구성, 무대 세트, 의상까지 원작과 똑같이 공연해야 합니다. 물론 대사는 번역을 해야 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서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우선 원칙은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 예로는 뮤지컬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이 있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 사진출처: 서울경제



뮤지컬의 음악은 프로덕션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합니다. 공연을 관람할때 각 넘버의 순서와 역할을 생각하며 관람한다면 작품의 이해가 더 풍성해지면서 그 재미가 두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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