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1인당 국내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시장과 고객이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그에따라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가 일관성, 조화, 향, 맛 등을 평가해서 80점 이상(100점 만점)을 준 커피를 지칭합니다. 누구나 다 마실 수 있는 커피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고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기 위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스페셜티 커피가 왜 특별한지 설명할 수 있는 과정은 ‘커핑(cupping)'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커핑은 커피의 향과 맛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커피 샘플의 전반적인 품질과 개별 특성 및 특정 향미 노트를 수량화해 분석합니다. SCA프로토콜에 따른 커핑 과정을 통해 커피를 평가하고 커핑을 진행하는 사람을 ‘커퍼(cupper)’라고 합니다.


커핑은 SCA에 의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됩니다. 프로토콜에는 물, 원두의 상태, 추출방식, 커핑 방법, 커핑 공간의 조건 등이 다양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커퍼는 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커핑 전까지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후각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장품, 향수 등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출처: 크라우드 픽

커핑 첫 단계는 원두의 향(fragrance)을 맡는 것입니다. 커핑볼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 봅니다. 이때 느껴지는 과일향, 탄 누룽지향 등 자신에게 느껴지는 향을 솔직하게 커핑 폼에 적고 점수를 매기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는 커피에 물을 붓고 향을 맡습니다. 커핑볼에 물을 부으면 ‘크러스트(crust)’라는 부유물이 표면으로 올라와서 층이 만들어집니다. 이때 스푼으로 표면을 살살 저어주는 ‘브레이킹(breaking)’을 진행하면서 올라오는 향(aroma)’을 맡으면 됩니다. 크러스트를 걷어내는 ‘스키밍(skimming)’ 후 커피를 마시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커피를 커핑볼에서 개인 스푼을 활용해 개인 컵으로 옮긴 후 마시면 됩니다. 이때 커피를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니라 후루룩 소리를 내며 ‘슬러핑(slurping)’을 하면서 마시는 게 중요하다. 커피를 순간적으로 입안에 분사시키는 과정이 슬러핑입니다. 슬러핑을 통해 커피와 산소가 만나면서 더욱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커핑은 한 번만 마시고 끝나지 않습니다. 커피가 식어 가면서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맛과 향을 반복해서 느끼며 커퍼는 주요 항목들에 6~10점까지 점수를 매길 수 있는 평가지인 커핑폼에 점수를 기록합니다.


미세한 향과 맛의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커퍼들은 아로마 키트 등을 활용해 향의 종류와 특징에 익숙해 지는 훈련을 합니다. 또 하루 동안 수십, 수백잔의 커피와 함께하며 맛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노력합니다. 커퍼는 일상생활에서도 미각과 후각을 유지하게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이에게는 커피가 그저 각성효과를 느끼기 위한 음료의 한 종류일 수 있지만, 커피에 담긴 이야기들을 생각한다면 커피를 보는 시각 자체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스페셜티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그래서 특별한 일이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한테 맞는 커피를 찾는 일 또한 특별함의 한 종류이기도 하겠지요. 기회가 된다면 커핑 체험을 해 보시는 것도 커피를 이해함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꺼라 생각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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