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인간 삶의 유한성과 한계점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한정적인 삶을 적극적으로 살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1938년 연극 분야 퓰리처상 수상작.

 

 

손턴 니벤 와일더(Thornton Niven Wilder, 1897년 4월 17일 ~ 1975년 12월 7일)

Thornton Niven Wilder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소설가로도 유명한 그는 극작가로서도 독특한 지위를 굳히고 있다. <우리 읍내>(1938), <위기일발>(1942)은 모두 퓰리처상을 수상한 희곡인데, 전자는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있으며, 현재의 생(生)을 사후(死後)의 세계로 연결시키고 있다. 더욱이 무대장치가 없는 벌거벗은 무대에서 이를 연출하였고, 후자는 인류가 유사 이전(有史以前)부터 몇 차례의 위기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며 살아 나가는 장대한 내용을 코믹한 작가 특유의 필치로 밀고 나가는 유니크한 작품이다. 이 밖에 <결혼 중매>(1954) (뮤지컬의 걸작 <핼로 돌리>의 원본), 에든버러 축제를 위해서 쓴 <태양 아래의 인생>(1955), 1막 물을 모은 <브리카 가로(街路)를 위한 3개의 희곡>(1962) 등이 있다. 그밖에 오베이의 <루크리스>의 번역 등도 있다.

 

 

작품 해설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 주의 그로버즈 코너즈라는 평범한 가상의 마을에서 1901년에서 1913년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을 의사 깁스 선생과 지방 신문의 편집장 웹의 가족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깁스의 아들 조지와 웹의 딸 에밀리의 성장과 사랑, 결혼과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다.

1막은 ‘일상생활’, 2막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극이 진행되고 3막은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한다. 전통극과는 다르게 이 극에는 무대감독이 등장해 관객들에게 극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극의 흐름을 통제하거나 가끔씩 실제 등장인물의 연기를 한다. 또한 빈 무대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필요한 소품을 놓거나, 배우들이 상징적인 마임(mime) 연기를 한다.

이것은 관객들에게 지금 연극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알려주어 극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극을 관찰하게 함으로써 에밀리의 죽음과 절규를 통해 일상적인 삶의 소중함과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한정적인 삶을 최선을 다해 살라는 주제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등장인물

무대감독(Stage Manager) 

관객들에게 극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극의 흐름을 지배한다. 가끔씩 실제 등장인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에밀리(Emily Webb) 

조지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 죽은 후 사람들이 살아 있는 동안 평범한 일상생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조지(George Gibbs) 

농부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던 에밀리와 헤어지는 것이 싫어 대학을 포기하고 에밀리와 결혼하지만 그녀가 출산하다 죽자 공동묘지로 찾아와 죽은 에밀리 앞에서 엎어진다.


사이먼 스팀슨(Simon Stimson)

성가대 지휘자이지만 늘 술에 취해 있다. 나중에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살한 사실이 밝혀진다.


깁스(Gibbs)

의사이자 조지의 아버지이다. 집안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이해하고 조지의 용돈을 올려주어 우회적인 방법으로 어머니의 일을 돕게 한다.


깁스 부인(Mrs. Gibbs)

깁스의 아내이자 조지의 어머니이다. 3막에서 망자가 되어 공동묘지에서 출산하다 죽은 며느리 에밀리와 만난다.


웹(Webb)

지역 신문의 편집장으로 에밀리의 아버지이다. 아내와 딸에게 인자한 남편이자 아버지이며 사위가 될 조지의 꿈을 지지해준다.


웹 부인(Mrs. Webb)

웹의 아내이자 에밀리의 어머니이다. 에밀리가 죽은 후 잠시 다시 과거로 돌아왔을 때조차 바빠서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작품 줄거리

극이 시작되면 아무런 무대장치가 없으며 관객이 입장해서 볼 수 있는 건 텅 빈 무대와 희미한 조명이다. 잠시 후 무대감독이 등장해 무대 좌우에 식탁 하나와 의자 세 개를 놓고 연극 제목과 등장인물, 극의 배경에 대해 관객들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이후 의사 깁스 선생이 등장하고 신문 배달원 조는 가상으로 신문을 집집마다 던지는 시늉을 한다. 우유 배달원 역시 가상의 말과 마차를 끌고 등장해 이들과 인사를 나눈다.

깁스 부인은 아들 조지와 딸 레베카를, 옆집의 웹 부인은 딸 에밀리와 아들 월리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등 평범한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조지와 에밀리는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마을의 부인들은 사이먼 스팀슨의 지휘 아래 성가대 연습을 한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지나고 저녁이 되면 보안관이 등장해 마을을 순찰하고 1막이 끝난다.

2막이 되면 무대감독은 3년이 흘렀으며 2막의 제목은 ‘사랑과 결혼’이라고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깁스 부인과 웹 부인은 각각 아들 조지와 딸 에밀리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무대감독은 이때 등장인물이 되어 주례 역할을 한다. 결혼식이 끝나면 무대감독은 관객들에게 2막이 끝났으니 10분간 쉬겠다고 말한다.

3막은 9년이 흐른 뒤인 1913년 여름이며 무대는 공동묘지다. 망자가 된 깁스 부인, 사이먼 스팀슨, 기타 죽은 남자와 여자가 지난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때 아이를 낳다 죽은 에밀리가 공동묘지로 온다. 그러나 에밀리는 자신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무대감독에게 부탁하여 1899년 2월 11일 자신의 열두 번째 생일날로 돌아간다. 과거로 돌아간 에밀리는 가족의 일상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게 되고, 자기 어머니가 너무 바빠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에밀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살아 있음의 소중함과 일상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무덤으로 다시 돌아온다. 무대감독은 관객들에게 이제 극이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며 극은 끝난다.

 

 

작품 속의 명문장

"장학생으로 매사추세츠 공대에 들어가 학과 수석으로 졸업했어요. (...) 그런데 막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려는 순간 전쟁이 터져 프랑스에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모든 공부가 허사가 된 거죠.”

 

1막에서 무대감독이 죽은 조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다. 무대감독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간의 한계성을 드러낸다.

 

“스물한두 살에 몇 가지 결정을 하면, 눈 깜짝할 새에 일흔이죠.”

 

2막에서 무대감독이 하는 대사로 그만큼 우리 인생이 짧다는 것을 빗대어하는 말이다.

 

“3년이 흘러갔군요. (...) 자신은 아주 젊고 팔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계단을 올라갈 수 없음을 깨닫기 시작하죠. 지금은 심장이 요동을 쳐야 간신히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무대감독의 대사로 인간의 육체적인 유한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3년이라는 세월 앞에 사람들은 젊음을 잃고 점점 노화되어 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원수와 원수, 돈과 제물, 이렇듯 중요하던 것들도 여기선 점점 빛을 잃습니다.”

 

3막에서 무대감독이 하는 대사이다. ‘여기’는 공동묘지를 의미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집착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이다.

 

"안녕. 이승이여. (...)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도, 잠자고 깨는 것도.
아, 너무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에밀리가 무덤 속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말로, 살아서는 알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대사이다.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사람이 있을까요? 매 순간 마다요?"

 

에밀리가 무덤에 들어가기 전 눈물을 흘리며 무대감독에게 묻는 말이다. 무대감독은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한다. 그만큼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이 살아있는 매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산다는 게 그런 거였소. 무지의 구름 속을 헤매면서. 괜히 주위 사람들 감정이나 짓밟고, 마치 백만 년이나 살 듯 시간을 낭비하고, 늘 이기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고."

 

3막에서 망자인 사이먼 스팀슨이 죽은 에밀리에게 하는 대사로 눈앞의 현실에 급급하고 욕심에 눈이 멀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다.

 

출처_네이버 지식백과사전

 

 

우리읍내는 삶의 의미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내는 하루 하루가 소중한 1분 1초가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닐까. 뭔가 특별한 무언가가 없는 그런 일상적인 순간들이 모여 합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읍내_손턴 와일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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