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는 인간의 삶을 단순한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나타난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부조리 극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년~1989년)
20세기 부조리극을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실험 문학의 대표 소설가, 그리고 시인이다.
본명은 새뮤얼 바클리 베킷(Samuel Barclay Beckett)으로 사뮈엘 베케트라는 이름은 본명을 프랑스어로 읽은 것이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으며, 근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거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사이)/(pause)를 처음 사용한 극작가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는 고도를 기다리며(En attendant Godot, 1952), 쓰러지는 모든 것들(All That Fall, 1957),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Krapp's Last Tape, 1958) 이 있다.
작품의 줄거리
나무 한 그루뿐인 어느 시골길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라는 인물과의 약속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와 시간이 맞는지, 그리고 고도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막연히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거의 50년 가까이 고도를 기다려 오고 있다. 그들에게 고도를 기다리는 행위는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다.
에스트라공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며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블라디미르에게 떠나자고 한다. 이때마다 블라디미르는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포조와 럭키가 잠시 등장했다 사라진다. 2막에서 포조는 장님이 되고, 럭키는 벙어리가 된다.
이것은 1막과 2막 사이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암시하고,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역시 오랜 시간동안 고도를 기다려왔음을 상징한다. 해가 질 무렵 고도의 전령인 한 소년이 등장해 고도가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전갈을 남기고 사라진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에스트라공의 허리끈으로 자살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허리끈이 얼마나 튼튼한지 잡아당기다가 줄이 끊어져 자살도 하지 못한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내일은 꼭 튼튼한 줄을 가져오자고 하며 막이 내린다.
작품 속 명대사
고도를 기다려야지
고도를 기다리는 동안 에스트라공은 계속해서 떠나자고 한다. 그럴 때마다 블라디미르는 이렇게 말하며 고도를 기다려야 함을 강조한다. 이 대사는 작품에서 계속해서 여러 번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베케트는 이들이 고도를 기다리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우리 당장 목이나 매자
에스트라공이 하는 대사이다. 고도를 기다리는 일이 힘겨운 에스트라공은 자살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려고 한다.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말 끔찍해
에스트라공이 하는 대사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세상의 눈물의 양은 정해져 있지. 누군가 울기 시작하면 다른 누군가는 울음을 멈추겠지. 웃음도 마찬가지야
포조가 하는 대사이다. 인간에게 자신이 한 행동의 대가로 고통이나 즐거움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원리에 의해 무작위 적으로 주어진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을 상징한다.
우리는 인간이요
2막에서 장님이 된 포조가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에게 누구냐고 묻자 블라디미르가 하는 대사이다. 이를 통해 베케트는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곧 인간의 근본적인 삶임을 나타낸다.
산모는 무덤에 앉아 출산을 하고, 빛은 잠시 동안 비추고, 곧 다시 밤이 오지
포조가 하는 대사로 산모가 무덤에 앉아 출산을 한다는 것은 태어나자마자 죽게 된다는 것으로, 찰나와 같은 인간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습관은 우리의 모든 이성을 무디게 하지
블라디미르가 하는 대사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고도를 기다리는 행위가 반복적인 것으로로 인해 일종의 습관이 되어 버렸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