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배우의 작업실

아서 밀러가 1949년 발표한 희곡.  1949년 2월 10일 초연되었다.

이 희곡의 주인공 윌리 로먼은 30년을 넘게 한 회사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한 인물입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대공황을 겪기 전 화려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족 간의 불화로 좌절하다 파국을 선택하는 인물입니다. 아서 밀러가 극작가로 활동할 당시에만 해도 작품의 '비극'이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영웅들같이 국가나 사회, 자신의 운명과 투쟁하는 인물의 이야기에 한정적이었습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한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겪는 갈등과 편협한 사고로 삶이 무너지는 것을 그려내면서 평범한 사람도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세일즈맨의 죽음> 출처: YES24

로먼 부자(父子)의 갈등과 파국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 부품으로 전락하며 소외당하는 개개인, 그리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치관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붕괴로 치닫는 가정의 비극을 그려냈다. 또한 그동안 미국이 내세웠던 아메리칸 드림이 얼마나 허상적인 것인지를 냉소적인 태도로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관리의 죽음'이라는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설도 있다.

아서 밀러의 자서전에 나온 바에 따르면 이웃집 세일즈맨 아저씨가 자신의 아들이 승승장구할 거라면서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극이 독특하게도 막에 따라 시점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과거 회상 장면과 현재 시점을 오간다. 또한 무대에도 벽이 존재하지 않아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자유로이 오간다. 대사에 따라 같은 집이 지금일 수도 있고 과거일 수도 있다. 이렇게 시점이 오가는 와중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어떻게 망가지게 되는가가 극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나무 위키백과사전]

 

아서 밀러[Arthur Miller, 1915~2005]

출처: 위키백과사전, 저작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아서 밀러는 1915년 미국 출생으로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입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아서 밀러가 1949년에 발표한 희곡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뉴욕 연극 비평가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합니다. 아서 밀러가 이 작품을 쓸 당시, 미국 사회는 대공황을 겪고 있었습니다. 주식 시장은 폭락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으면서 이전의 아메리카 드림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사람들이 격변하는 사회를 적응하지 못하며 힘들어하던 시기였습니다. 

 

 

작품의 줄거리

주인공 윌리 로먼은 한 회사에서 36년을 근무한 늙은 세일즈맨입니다. 그에게는 아내 린다, 그리고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큰 아들 비프와 작은 아들 해피입니다. 극은 3년간 소식이 없이 나가 살았던 큰 아들 비프가 집에 돌아온 날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막 집에 들어선 윌리는 장거리 출장 영업으로 오랜 시간 운전해 지쳐있습니다. 예순이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회사는 그를 계속 먼 출장지로 영업을 가게 했기 때문입니다. 비프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윌리는 신경질적으로 아내 린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과거 윌리는 많은 봉급을 받고, 넓은 인맥으로 어딜 가나 환영받는 세일즈맨이었습니다. 큰아들 비프는 고등학교 풋볼 유망주로 훤칠하며 인기가 많았고, 윌리는 그런 아들에 대해 큰 기대를 했는데요. 사람은 사랑받고 인기가 많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믿음 속에 윌리는 정작 비프가 학교에서 낙제점을 받고 도벽 습관이 생겨 도둑질을 하는데도 이를 훈육하지 않은 채 방만하게 아들을 키웁니다. 

 

현재 윌리는 과거의 인맥과 능력을 잃은 세일즈맨으로 먼 출장을 다니면서도 회사로부터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직 남아있는 집과 가전의 할부금에 지쳐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고 자랑스러워했던 큰아들 비프는 34살임에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작은 아들 해피 또한 직장은 있어도 여자들과 문란한 생활을 보내는 난봉꾼입니다.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윌리는 정신분열적인 환각 증세를 보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미 죽은 자신의 형 '벤'과 환각 속에서 대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벤은 살아있을 당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해 큰돈을 벌었기에 윌리에겐 '성공하는 비결'을 알고 있는 성공의 아이콘이자 롤 모델이었습니다. 그는 혼자 있을 때마다 끊임없이 벤과 대화하면서 과거해왔던 선택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큰 아들 비프는 혼잣말을 하고 있는 아버지 윌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아버지의 증상을 어머니 린다에게 말하자 린다는 윌리가 지금의 상황을 타게 하고자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려고 했던 사건도 이야기해 줍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한 비프는 가족들 앞에서 과거 일했던 회사 사장을 만나, 투자금을 받아오겠다고 말합니다. 그 투자금으로 아버지의 기를 세워드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말이죠. 윌리는 여전히 자신의 큰 아들에 대한 기대 속에서 비프를 막연하게 응원하며 자신은 세일즈 회사 사장을 만나 더 이상 외판원이 아닌 내근직을 요청하기로 맘먹습니다. 다음날, 비프는 양복을 차려입고 사장을 찾아가지만 제대로 돈 대화조차 하지 못한 채 몸에 밴 도벽으로 사장실에 있던 만년필을 훔쳐 달아나버립니다. 아버지 윌리 또한 사장을 만나 자리에서 부서 이동은커녕 해고를 당하고 맙니다. 윌리는 친구 찰리를 찾아가는데 아내 린다에게는 해고 소식을 전할 수 없어 월급처럼 보이기 위한 푼돈을 꾸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윌리는 찰리의 아들인 버나드를 만나는 데 법관이 되어 활동하는 버나드에 깜짝 놀라며 성공의 비법을 묻습니다.

 

버나드는 유년시절 비프와 함께 자란 아이로 인기 없고, 못났건만 어째서 버나드가 성공했는지 의아하면서 말이죠. 버나드는 성공의 답변 대신, 비프가 학교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날, 윌리를 만나러 보스턴에 다녀온 뒤로 풋볼도 그만두고 사람이 변했다고 말하며 오히려 보스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윌리에게 묻습니다. 과거 보스턴에서 윌리는 출장으로 머물던 호텔에서 내연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곳을 찾아왔던 비프를 떠올립니다. 그날 비프는 윌리의 이중생활을 깨닫고, 아버지에 대해 크게 실망했던 것이었죠. 차마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한 윌리는 '비프가 그렇게 된 것이 내 책임이냐?'라며 반문하며 버나드에게 화를 냅니다. 윌리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비프는 여전히 자신을 존경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돌아온 윌리는 비프가 사장에게 투자받지 못하고 오히려 만년필을 훔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분노하며 아들을 비난하는데, 비프는 아버지가 자기에게 계속해 허황된 기대와 꿈을 불어넣고 강요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친 것이라며 대듭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건 도둑질로 감옥에 들어갔었기 때문이라 말하며, 아버지나 자신이나 별 볼일 없는 사람인 것을 인정하라며 울음을 터트립니다. 윌리는 자신을 붙잡고 우는 비프를 보며 아들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며 그와 가족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건 자신의 보험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윌리는 모두가 없는 밤 환각 속 존재인 형 '벤'과의 긴 대화 끝에 밖으로 뛰쳐나가고, 고의로 차사고를 내어 사망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

이 극을 통해 아서 밀러는 전통적인 서구의 비극의 틀을 깨고 현대 비극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비극에서 비극을 겪는 주인공은 고귀한 신분을 지녔거나 위대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고, 그 비극은 신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인해 초래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우리에게는 고귀한 신분도 존재하지 않고 신과 같은 거역할 수 없는 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러는 이에, 보통 사람이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는 사회 비극론을 세워, 개인과 산업화된 현대 사회의 관계 속에서 개인이 겪는 좌절을 다루었습니다. 밀러의 비극 이론에서 고전 비극의 고귀한 신분을 지닌 주인공은 현대의 보통 사람으로 대체되며, 불가항력적인 힘 대신 극복될 수 있는 사회적 힘에 저항하는 주인공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밀러의 극은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개개인의 의지를 통해 존엄성을 회복하고 세계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작품 속 명대사

 

세일즈맨은 인생의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아.
볼트와 너트를 짜 맞추지도 않고, 법칙을 제시하거나 약을 주는 것도 아니야.
세일즈맨은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모자가 더러워지고,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게 필요조건이야.

_찰리의 대사

 

 

 

세일즈맨의죽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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